디자인기호학은 디자인과 기호학을 융합한 방법론으로 디자인심리학을 계승한 새로운 방법론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디자인은 지각심리학의 연장선에서 이야기 된 것은 유럽의 바우하우스교육의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이 모여 입체가 된다는 바우하우스식 게시탈트 원리가 조형교육에 채택된 이후 유럽을 거쳐 전세계적으로 디자인교육으로 확장되었으며 이 과정을 거친 인력들이 산업계에 유입되면서 산업디자인이라는 분야가 창궐된 것입니다.

거의 1세기에 걸친 산업디자인의 역사에서 게시탈트 원리는 세계적인 미술이론가 루돌프 아른하임의 이론적 지지에 힘입어 디자인계 뿐만아니라 미술계에까지 영향력을 끼쳐왔으며 이들 이론에 함몰된 인력들이 학계와 산업계에 몸담으면서 거의 모든 영향력을 행사해 옴으로써 디자인계는 양적으로는 팽창했을지 모르나 질적인 수준에서는 후퇴를 거듭해왔습니다.

해마다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나오는 디자인인력과 산업디자인 제품은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나 미래의 디자인전망은 암울할 뿐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디자인심리학으로 인해 이미 인간의 두뇌는 말초신경장애라는 중증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이러한 중증은 대중매체를 통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확산되어 학문의 이름으로 포장되어 더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치유가 시급하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 학계는 오염되어 더 이상 상아탑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명문대 심리학과 교수가 대중매체에 등장하여 ‘생식기’를 운운하며 젠더성을 말하는 것은 수술칼로 마음을 해부하여 치료하겠다는 연금술사나 신비주의자에 다름아닐 것입이다.

이미 세계는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심리학의 수명은 다했으며 기호학이 그 뒤를 잇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철학의 진화사를 보면서 목도할 수 있어야합니다. 데리다의 해체를 거쳐, 푸코의 계보학, 들뢰즈의 노마디즘, 퍼스의 프래그마티즘, 화이트헤드의 과정이론, 칼 포퍼의 추측이론 등은 원자론적인 심리학에서 과정적인 기호학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이다.

세계적인 기호학자이면서 우리에게는 소설과 영화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는 아무리 완벽한 3D, 4D 첨단 기술과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여 호랑이를 만들어도 실물의 ‘호랑이’는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설령 그와 거의 99.99999...% 일치하는 모형에 대한 두뇌 속 호랑이 이미지와 선 몇 개로 그려진 그림에 대한 두뇌 속 이미지간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위에 제시한 그림을 봅시다. 여기서 표현된 이미지는 단순한 선 몇 개로도 캐릭터를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요? 다빈치 얼굴을 전혀 닮게 그리지 않고도 우리는 다빈치로 “읽을 ”수 있습나다. 피카소 얼굴을 모방하지 않았어도 피카소 캐릭터로 손색이 없지 않은가요?

모방은 심리학이지만 관습이나 환유작용은 언어학 특히 기호학에 속합니다. 피카소를 닮은 그림을 캐릭터로 택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아무것도 없지만 피카소의 작품을 인지유형으로 추출하여 캐릭터화했을 때 피카소의 “세계관”을 우리는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 그림 한 장만으로도 우리는 루돌프 아른하임의 지각심리학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며  서양미술사로 너무도 유명한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담론시대에서는 아른하임 이론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서 "보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이미지사는 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위의 그림을 주시하여 봅시다. “캐릭터 중심의 시나리오 쓰기”의 저자 앤드루 호튼의 다음과 같은 명구가 생각이 날 것입니다. “캐릭터는 존재의 정체적 상태가 아닌 생성의 역동적 과정이다” “담론과 과정은 심리학이 아니라 기호학(언어학)의 영역이다”